나는 서울 곳곳을 누비며 다니는 것을 참 좋아한다. 8년 전 서울에 올라온 뒤, 서울에서는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곳을 누비고 다녔다. 뭔가 새로운 곳에 대한 탐험이랄까. 그런데, 아직 안 가본 곳이 있나보다. 며칠 전 여자친구가 <52주 여행 남몰래 아껴둔 서울경기 214>라는 책을 보여줬다. 서울, 경기에 있는 가볼 만한 곳을 모아 소개하는 책인데, 이 책에서 오늘 소개할 서울 문래동 '문래창작촌'을 발견했다. 그래서 이튿날 바로 출발했다.


  문래창작촌은 영등포구에 위치해 내가 살고 있는 용산에서 아주 가깝다. 이곳은 본래 철공소가 모여있는 공장단지다. 과거 철강산업의 메카였던 이곳은 90년대 철강산업의 쇠퇴로 빈자리가 늘어갔고, 저렴한 작업공간을 찾던 예술가들이 이 빈자리를 메워왔다. 현재도 많은 철강 업체가 운영 중이며, 동시에 중간 중간 작업실도 있고, 카페도 있고, 벽화도 있는 형태로 발전해오고 있다. 현재도 진행 중인 공장단지여서 그런지 철공소 느낌 그대로 예술과 잘 조화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문래창작촌은 지하철 '2호선 문래역' 또는 '1호선 영등포역'에서 도보로 10분 내외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공장단지가 더욱 어둑어둑하여 느낌있었다. 뭔가 을씨년스러운 느낌도 들었다. 처음 도착했을 땐 공장 밖에 보이지 않아 어디가 창작촌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지만, 미로처럼 이어져 있는 길 사이사이에 위와 같은 벽화도 있고, 작업실도 있고, 카페도 있었다. 중국 북경에 가면 '798예술구'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도 공장단지에서 점점 변화하여 지금은 카페, 작업실 등이 있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북경에 살던 시절에 참 좋아하던 곳인데, 이 문래창작촌이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곳이 조금 더 변모한다면 북경의 798예술구 같은 유명한 관광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래창작촌을 즐기는 방법은 작은 골목골목 사이를 미로처럼 걸어다니는 것이다. 골목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작은 낙서들과 벽화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온 듯한 골목들의 연속 중간중간 맛집과 카페, 꽃집, 가죽공방 등 다양한 문화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 식사시간이 아니어서 가보진 않았지만, 많이 찾아본 바로는 모 카레집과 모 피자집이 유명하다고 한다. 레스토랑의 규모가 대부분 작은 편이라 주말이나 식사시간에는 조금 서둘러 가는 편을 추천한다. 





  KBS TV소설의 70년대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조그마하고 낡은 골목들의 모습이 참 인상 깊다. 서울에 아직 이런 곳이 존재한다니 굉장히 감회가 새롭다. 역사를 예술로 바꾸는 예술가들의 시도가 굉장히 참신하고, 옛 느낌 그대로 살려 이 지역을 카페나 음식점 등으로 활용하는 사업가들의 아이디어가 복고를 추구하는 현재의 트렌드와 맞물려 좋은 결과물로 나오고 있다. 항상 사업 아이템을 갈구하는 내가, 오늘 좋은 교훈을 얻는 것 같다.





  이곳은 문래동 공장단지 중간에 위치한 '비닐하우스'라는 카페다. 외관이나 내부 컨셉이 공장단지 느낌을 잘 살려주고 있다. 카페의 위치가 굉장히 뜬금없는 곳에 있어서 뭔가 문래창작촌이 특별한 곳이라는 것을 잘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이 카페는 분위기가 따스해서 추운 겨울, 잠깐 손 녹이고 갈 수 있는 따뜻한 곳이었다. 2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2층에는 캠핑 컨셉으로 캠핑의자를 둔 것이 참신하다. 문래창작촌 방문 후 영등포 타임스퀘어까지 걸어갔는데, 15분 정도 걸린다. 방문하실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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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문래동3가 54-39 | 문래창작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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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든 이든트래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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